사소한 일상 · 3화
숲이 된 도서관, 2046

개관 60주년을 맞은 2046년의 서대문도서관을 상상했습니다.
2026년 봄, 지금의 도서관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지나고 해가 바뀔 때마다 도서관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창은 따뜻한 불빛이 비치는 통유리가 되고, 지붕은 안산 능선을 닮은 물결 모양 목조 지붕으로 바뀝니다. 왼쪽 동 옥상에는 유리 온실이 생기고, 원통 탑에는 빛줄기가 켜집니다. 창 너머 실내도 달라집니다. 왼쪽 동은 어린이 그림책방, 본관은 천장까지 닿는 서가 열람실, 오른쪽 동은 디지털 창작 공방이 되고, 해마다 초록 식물이 늘어납니다. 정문 현수막도 계절마다 바뀌며 "한 페이지씩, 숲이 되는 도서관"에서 "오늘 읽은 책이 내일의 숲이 됩니다"로 이어집니다.
2046년 황혼에 외벽이 걷히면, 층마다 숲과 이어진 공간이 드러납니다. 숲 식탁, 그루터기 어린이실, 세대 공유 열람실, 나무 서가, 온실 서재입니다. 원통 탑 꼭대기에서는 1986년부터 40년을 새긴 '책구름다리'가 안산자락길로 이어지고, 그 길은 홍제폭포의 폭포책방까지 닿습니다. 다리 끝의 빈 칸은 앞으로 우리가 함께 채울 자리입니다.
배경음악은 이 작품을 위해 새로 만들었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앞부분은 오르골 선율로 잔잔하게 흐르고, 겨울에는 눈 내리는 반짝임이 더해집니다. 도서관이 변하기 시작하면 저음과 화음이 쌓이며 풍성해지고, 제목이 떠오르는 마지막에 따뜻한 화음으로 마무리됩니다.
지금 건물의 모습(낮은 왼쪽 동, 4층 본관, 원통 탑, 오른쪽 동)과 주변 장소(안산, 신연중학교, 홍제폭포)는 실제 사진을 보고 그대로 살렸습니다. 낯선 미래가 아니라, '우리 동네 도서관이 자라서 숲이 된 모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