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상 · 2화
2화. 복이 굴러 들어온 날

복이 굴러 들어온 지 16년, 우리는 여전히 그 복 안에서 삽니다.
하얀 말티즈 복덩이와 가족의 열여섯 해 이야기.
10만 원에 와서 16년의 복이 된 아이
16년 전, 우리집에 복이 굴러 들어왔어요.
그 이름은 복덩이.
생후 7개월 무렵, 잠시 펫시터를 하던 우리 가정에 맡겨져 있던 하얀 말티즈였어요. 키우던 분이 강아지를 한 마리 더 데리고 있어서 사정상 보내야 했고, 그렇게 10만 원에 우리 가족이 되었어요. 그때는 몰랐어요. 그 작은 아이가 이렇게 오래, 이렇게 큰 복이 될 줄은요.
어릴 적 복덩이는 소문난 말썽꾸러기였어요. 외출했다 돌아오면 식탁 위에 올라가 내려오지 못하고 낑낑대고 있었고, 치킨을 먹은 날이면 어김없이 쓰레기통을 뒤져 닭뼈를 찾아냈어요. 처음엔 배변도 가리지 못했고, 만지려고 하면 성질을 부리기도 했죠.
그래도 이상하게 늘 가족 곁에 있었어요. 누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반겨주었고요. "빵야!" 하면 털썩 쓰러지는 개인기도 잘했고, 말도 참 잘 알아들었어요.
그런 복덩이가 이제 열여섯 살이 되었어요. 다리 근육이 약해져 더는 걷지 못하고, 갓난아기처럼 누워서 지내요. 엄마가 안아서 밥을 먹이고, 물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배변을 도와줘요. 불편할 때면 복덩이가 저만의 말로 신호를 보내고, 엄마는 그 말을 다 알아들어요. 16년을 함께한 사이라서 가능한 대화겠죠.
예전처럼 뛰어와 반겨주지는 못해도, 복덩이는 여전히 우리집 복덩이예요.
복덩이야, 지금처럼만 곁에 있어 줘.
조금만 더, 오래오래 함께하자.